언론보도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이근복 목사 “위기의 한국교회 구할 목회자 창의적 배움터 만들 것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이근복 목사 “위기의 한국교회 구할 목회자 창의적 배움터 만들 것” 기사의 사진
“현장 목회자들이 모여 같이 배우고 나누는 창의적인 배움터로 만들고 싶습니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돛을 올린 ‘크리스챤아카데미’ 호의 선장 이근복(사진) 목사는 2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여전도회관 7층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이 원장은 “교회가 개혁의 걸림돌처럼 여겨지고 사회가 도리어 교회를 염려하는 시대가 됐다”며 “사회적으로나 목회 현장에서나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를 돌파하는 것은 결국 목회자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회자 스스로 성찰할 기회를 제시해 역량을 강화하고 건강한 목회자들의 네트워킹을 통해 목회를 잘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내년 봄쯤 목회자를 상대로 하는 인문학 강좌를 시작할 계획이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만큼 종교개혁에 초점을 맞춘 2년 과정의 프로그램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종교개혁까지 당시 사회문화와 역사를 공부하면서 종교개혁의 깊은 정신과 그 속에서 지금 우리가 배울 것은 무엇인지 성찰하고자 한다”며 “역사 종교 예술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고 주요 종교개혁가들의 저서를 함께 읽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회자들이 인문학적 토대 위에서 종교개혁에 대해 깊이 이해함으로써 강단에서 더욱 풍성한 설교를 하도록 돕고 교인들과의 소통도 원활해지도록 돕자는 취지다.

목회자 외에 신학대생을 창의적인 인재로 키워나가기 위한 프로그램, 사회 변화의 최일선에 있는 평신도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저마다 건강한 지도력으로 변화될 때 비로소 사회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전문가들의 모임인 크리스천 후마니타스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육훈련원장으로 지내면서 노하우를 쌓고 다양한 인적 자원을 축적할 수 있었다.

이 원장은 현실 비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단체가 되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지역 사회를 섬기는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사례를 찾아 소개하고 어떻게 바른 교회로 갈 수 있을지 모색하는 모임도 진행 중이다. 이 원장은 “준비가 되면 모임과 결과를 공개해서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1965년 고 강원용 목사 등이 주축이 되어 만든 ‘크리스챤아카데미’는 기독교인의 사회적 소명과 역할을 제시하고 실천해온 대표적인 기독교 사회운동 단체다. 2000년 40주년을 맞아 ‘대화문화아카데미’로 법인 명칭을 변경한 뒤 사실상 교육 기능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창립 50년을 맞아 달라진 시대에 발맞춰 소명을 감당하자는 고민 끝에 법인명칭을 강원용 목사의 호 여해에서 따와 ‘여해와함께’로 바꾸고 크리스챤아카데미도 다시 열게 됐다. 이 원장은 “다양한 교단과 분야의 목회자들을 만나서 운영위원들로 초빙했다”며 “앞으로 창의적인 교육훈련과 다양한 운동이 넓게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와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총무 등을 역임하는 등 에큐메니컬 진영에서 활동해왔다. 1991년부터 2008년까지 새민족교회 담임목사로 섬겼고, 2008년부터 7년간 NCCK 교육훈련원장을 지냈다.

글·사진=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