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 70주년 기념
"3.1운동 70주년에 즈음하여, 한국의 6대 종단의 지도자들이 모인 기념대회에서, 당시 종교인들의 역할을 되새겨본다. 나아가 분단과 반목이 사라지지 않고, 자유, 정의, 평화는 아직 실현되지 않으며, 윤리적 박탈상태마저 이른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종교인들의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3.1 운동은 볼세비키 운동보다 훨씬 거슬러 올라가 갑신정변, 동학운동, 의병운동, 독립협회, 계몽운동 등의 줄기찬 민족운동에 영향을 받아, 민중의 맘속에 생긴 불씨에 종교인들이 불을 붙여 전국 방방 곡곡에서 일어난 것이 역사적으로 분명한 사실이다.
3.1 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살펴보자면, 첫째, 3.1 운동은 종교인들 특히 33인에 의해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33인에 포함되지 않는 학생 농민들의 역할이 컸고, 무엇보다도 우리 민족의 가슴속에 불타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둘째,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 있는 이 땅에서 종교인들이 제 역할 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 이어져야 하며, 대회를 통해서 한국의 역사 속에서 종교인들의 역할과 냉혹한 평가를 해야 한다. 셋째, 경제 발전은 이미 선진국 수준이지만, 생존권마저 위협을 받는 농민들과의 공평한 분배에 대한 정의의 실현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넷째로 70 년 전 3.1운동은 인간성의 회복, 즉 인본주의를 사회에 실현하겠다는 것을 전 세계에 과시했던 것이므로, 민족 공동체의 가치관을 뚜렷이 밝히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평화의 실현에 대한 의지를 이어받아, 극한의 대립을 지양하고 평화의 정착을 위해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민족평화를 위한 종교인 대회에서는 민족화해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한국 종교인들이 함께 노력해 갈 것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