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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곳 바람과물

[바람과 물 포럼] “생명의 정치”

때: 2012년 11월 14일(수) 곳: 대화문화아카데미 다사리마당

발제: 강금실 (변호사, 전 법무장관)

사회: 윤정숙 (전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논찬: 고혜경(사회학 박사), 이경아(여성학 박사),

장이정수(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 이김현숙(여성평화 외교포럼)

“ 대학원에서 생명문화 강의를 들으며 한국 정치 구조의 틀 안에 갇혀 있던 사유의 범주를 우주와 전지구적 차원으로 확대해서 좌표를 재설정해야할 필요에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소수자 여성으로서 권력 기관 내부에서 법조인, 정치인으로서 살아오며 느낀 ’여성과 권력‘이라는 제 삶의 화두를 생명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고 이해하고자 썼다.” <강금실 변호사>

 

“여성성은 좋고, 남성성은 나쁜 것이라고 이분법으로 들리는 것 같다. 여성성의 가치가 중요하다면 건강한 남성성에 대한 고민이 함께 되어야 하며, 양성이 잘 발달한 여성과 남성이 이루어내는 파트너십 사회가 되기위해서는 여성성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고혜경 , 사회학 박사)

“ ‘무엇이 되어야 하는, 다시 말해 자수성가’가 인간의 과업이 된 현대사회에서 희생당하는 여성보다 지금 여기에서의 삶을 충분히 존중하고 즐기고 만족하는 상태를 이야기하면 좋겠다”(이경아 박사, 여성학 박사)

“여성들이 권력의지를 발휘하지 못해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생명주의 문화에도 현실 정치판에 가면 내가 왜곡되거나 오염될까봐 아직까지 여성성의 문화가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하는 고민을 해왔다. (장이정수, 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 대표)

“ 많은 여성들이 생명운동과 관련해서 모성이데올로기를 사용하는 것이 비난받아야 할 것인지, 모성 이데올로기를 희생과 헌신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글은 이와 같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이김현숙 , 여성평화 외교포럼 상임이사 )

대선 정국 속에서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와 리더십으로의 변화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일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와 리더십의 담론에는 여성(성), 생명에 대한 논의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선후보 중,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진영에서는 새로운 정치와 리더십의 담지자로서 ‘여성’ 대통령임을 표방하고 있으나 ‘새로움’으로서의 여성(여성성)을 담아내고 있는가라 하는 의문을 들게 한다. 남성들의 권력정치(담론), 가부장제적이고 권위적인 정치 현실 속에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생명의 정치‘가 출간되어 생명이라는 키워드로 여성, 권력, 생명(생태), 정치에 관해 함께 성찰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강금실 소수자 여성으로서 권력기관 내에서 판사, 변호사, 현실정치인으로 살아오면서 풀리지 않는 ’여성과 권력의 문제‘를 ’생명‘의 관점에서 수평적 네트워크와 소통, 그리고 공감의 대화를 통해 이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여성정치, 생명정치에 대한 발언을 하고 싶었으며, 문명전환과 우리 삶을 지키고 만들어가는 정치의 주체로서 여성들의 각성과 참여를 촉구했다.

여성이 자기 삶의 자리에서 존중받고 스스로의 삶을 지켜감과 동시에, 다른 생명 가진 것들을 살려내는 생명정치, 힘없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삶(생명)의 정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한 성찰과 깊이 있는 대화가 함께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 여성성-남성, 남성성/주체-객체 /주류-비주류 등과 같은 이분법적 구조를 넘어서기, 모성성, 모성이데올로기가 생명의 담지자로서 여성들의 희생과 헌신으로만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서 모성(성)을 다차원적으로 접근해가기, 여성의 관점에서 권력을 새롭게 조명하고 힘을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권력패러다임의 희생자나 약자가 아닌, 사회적 약자나 생명 가진 존재들과의 연대로 대안의 삶을 만들어가는 정치주체로서 자리매김해가기 등등.

이날 포럼은 여성이 말하는 생명정치, 여성에게 권력은, 여성과 정치의 관계는, 여성이 만들어가는 전환이란, 아래로부터의 여성성이 꽃피워지는 생명정치란 무엇인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성찰적 대화와 소통의 과제들을 많이 남겼다. 여성의 정치세력화와 관련하여 여전히 ‘새판짜기’와 ‘끼어들기’의 두 전략은 유효하다. 이는 여성의 삶으로 대표되는 힘없는 사람들의 삶을 지키고 만들어가는 정치, 힘없는 사람들에게 힘을 살리게 하는 권력을 위해 여성들은 경계에서 꽃을 피워내는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남성들의 정치, 권력패러다임의 정치현실 속에서 허기지고 목말라 있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진정 생명을 살리고 삶과 문명의 미래지향적 희망을 열어가기를 진정으로 원하는 마음들, 그리고 여성들의 성찰적 소통과 공감이라는 여성들의 공동작업을 기약하며 포럼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