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소통 문화의 지형과 지향 - 소통을 낳는 대화, 대화를 낳는 문화를 위하여

대화문화아카데미 (엮은이)
대화문화아카데미
2010.02.26
쪽수: 
239
사이즈: 
152*223mm (A5신)
판매가: 
12,000

소통 문화의 지형과 지향

소통을 낳는 대화, 대화를 낳는 문화를 위하여
한국사회의 소통문화의 쟁점과 접점에 관한 보고서!

갈등해결학, 건축학, 동양정치사상, 사회심리학, 서양근대철학, 수사학, 유럽정치학, 정치커뮤니케이션, 종교사회학, 한국학 등 실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한 ‘대화의 방법과 실제’ 워크샵의 결과물!


한국사회의 대화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

2007년 6월에 시작된 대화문아카데미의 ‘대화의 방법과 실제’ 워크샵은 이후 2년여에 걸쳐 정기적인 모임을 가져왔다. 이 모임의 참석자들은 한국사회의 대화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었고, 대화의 난맥상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노력하였다.

이 책은 22개월의 긴 시간 동안 지속된 ‘대화의 방법과 실제’ 워크샵의 결과물이다. 대화문화아카데미는 지난 1960년부터 대화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지만 입장과 견해를 달리하는 개인/집단 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민주주의의 핵심 과제임을 지적해왔다. 하지만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대화문화는 여러 가지 문제를 노정해왔다. 이 책은 현재 시점에서 우리 사회의 소통문화의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안을 여러 학문 영역에 걸친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서문 중에서_노성종 연구원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한국사회가 노정해온 대화의 몇 가지 문제점들을 조망해본다는 의미에서 소통문화의 ‘지형’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여기에는 비합리적 의사소통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서의 합리적 의사소통, 수사학의 전통에서 나타나는 의사소통의 규범, 합리적 대화를 방해하는 고정관념과 편견의 사회심리, 한국사회의 존비어체계가 갖는 문제점에 대한 글들을 수록했다. 2부는 우리 사회의 대화문화를 어떻게 하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다룬다는 점에서 소통문화의 ‘지향’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갈등해결을 위한 대화의 과정에서 진행자의 역할이나,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나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는 대화 방법인 화통 커뮤니케이션, 토의 토론의 방법과 세종대왕의 회의운영 방식 등을 다룬 글들이 여기에 포함됐다. 수록된 모든 글들은 우리 사회 대화문화의 문제점과 해결책, 이론과 방법에 관한 내용을 함께 다루고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1부의 글들은 바람직한 대화의 방향이나 대화를 가로막는 요인에 대한 이론적인 논의를, 2부의 글들은 상대적으로 대화의 방법에 방점을 둔 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구분지었다.

(중략) 대화문화아카데미가 일찍이 40여 년 전에 주창한 ‘소통’이라는 말이 이제 와서야 우리 사회에서 일종의 유행어가 됐다. 모든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소통의 부족, 즉 불통不通이 대두되면서부터 소통의 긴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계층 간의 대립이나 노사 간의 갈등, 세대 간 오해와 지역 간, 정파 간의 반목이 있을 때마다 이를 바라보는 이들은 물론, 당사자들마저 상대와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한다. 그러나 소통이라는 어휘는 의미상으로는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좋은 말이지만, 그것이 수사적으로만 사용되어서는 문제의 실질적 해결책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정작 소통이란 무엇이고, 누구와 누구 사이에서, 왜 문제가 되는 것이며, 어떻게 해야 바람직한 소통이 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없다면 당면한 소통 문제를 둘러싼 제2, 제3의 갈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질 것이다. 바로 그 점에서 이 편저는 다소 추상적인 우리 사회의 대화와 소통 담론에 보다 구체적인 이론적 분석과 방법적 도구를 제공한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독자들은 약 2년 동안에 걸쳐 진행된 <대화의 방법과 실제> 워크숍에서 제시된 우리 사회 대화와 소통문화의 쟁점과 접점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는 가운데 ‘소통을 낳는 대화, 대화를 낳는 문화’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본문 중에서

합리적인 의사소통_윤선구교수(서울대 BK21철학교육연구사업단)
의사소통 행위는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혼자 우연히 소리를 지르는 행위나 몸짓과 같은 맹목적 행위와 구별되는 목적지향적 행위이며, 때문에 합리적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그는 합리적 의사소통에 대비되는 비합리적 의사소통에 대해서도 함께 설명하면서 진정하고도 영속적인 합의를 위해서는 합리적 의사소통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힘에의 호소나 대중에의 호소와 같은 불합리한 의사소통은 일시적으로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외적 조건이나 상황이 변하면 언제든지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폐해라는 것이다.

수사학의 전통과 의사소통의 규범_이종오교수(한국외국어대 연구교수)
수사학 이론을 통해 바람직한 의사소통의 조건은 무엇인지를 탐색한다. 그는 의사소통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학에서의 의사소통 개념과 언어학에서의 의사소통 이론, 즉 대화분석 방법(론)을 고찰했다. 이종오 교수는 의사소통은 인간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며 동물의 세계에서도 ‘의사’의 ‘소통’은 존재한다고 봤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의사소통에는 언어(말하기)에 대한 성찰이라는 고유의 특성이 존재하며, 이를 확장시키기 위해 ‘말을 함으로써 말을 배우는’ 말하기 습관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합리적 대화를 방해하는 심리적 요인들: 고정관념과 편견의 영향을 중심으로_김혜숙교수(아주대 사회과학부)
합리적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고정관념과 편견의 사회심리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정관념과 편견의 실태로부터 출발해, 그 작동기제와 의사소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다루고 있다. 또 결론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하면 편견과 고정관념을 해소시킬 수 있는지, 그 경험적 사례와 해결 방안 역시 함께 제안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요인들을 소개하는 가운데, 기존에 수행되었던 다양한 연구의 결과들을 풍부하게 제시한다. 대화와 고정관념, 편견의 문제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 또는 학계의 독자들은 참고문헌들을 따라 글을 읽는다면 추후 흥미로운 연구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존비어체계와 소통의 어려움_최봉영교수(한국항공대 교양학과)
한국학 연구자인 최봉영 교수가 본인이 오랜 기간 연구하고 주장해온 우리말 존비어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는 한국인이 사용하는 존비어체계는 중국어나 영어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어법이며, 이 때문에 말을 주고받기 전에 먼저 지위의 높낮이를 확인하려고 애쓴다든지, 말하는 내용보다 말하는 투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는 것 등과 같은 우리 사회의 독특한 의사소통 현상을 낳는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존비어체계가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서열의식, 권위주의, 차별과 억압 등을 조장해 사회갈등의 주요한 요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가 내어놓은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높임말을 붙이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낮춤말이 없어지게 되어 말이 평등해지고 인간관계가 더욱 대등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갈등해결을 위한 대화의 과정과 진행자의 역할_강영진교수(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갈등해결연구센터장, 겸임교수)
국내 제1호 갈등해결학 박사인 강영진 교수가 어떻게 하면 갈등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상생적 해결을 이루어낼 수 있는가 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사회적 갈등의 해결을 위한 대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점들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특히 진행자의 역할에 초점을 두었다. 꼭 거창하고 특수한 갈등의 중조를 맡은 이들뿐만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갈등을 해결해야 할 때도 강 교수의 제안은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장에 제시된 내용들을 목록화해 점검한다면 더욱 심한 갈등 상황에서도 보다 바람직한 대화의 진행이 가능하다는 논지다.

화통 커뮤니케이션과 우리의 일상적 담화_이영숙교수(한림대 사회학과)
이영숙 교수는 화통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대화의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를 한국인 특유의 대인 간 의사소통 방식과 접목해 새로운 개념인 ‘화통 커뮤니케이션’을 제안한다. 이 교수는 이 개념을 창안하게 된 배경을 우리말의 ‘화통하다’라는 단어에서 포착한다. 시원시원하게, 화끈하게 서로 통한다는 뜻과 ‘화통 커뮤니케이션 형’대화의 방법이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화통 커뮤니케이션은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일상의 삶 속에서 우리의 마음이 느끼고 필요로 하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한 체계적 구조화라고 이 교수는 정의한다.

토의 토론 연습을 위한 방법들_김은경원장(세종리더십개발원)
김은경 원장은 토론하는 방법을 학습하기 위한 구체적이면서 실천적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토론에 참여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부터 논거를 만들고, 의견을 피력하며, 토론의 결과를 정리하고 차이를 발견하는 방법, 토론의 평가와 마무리 방법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토의 방법이 이 장에 담겨 있다. 김 원장은 토의 과정에서 실제 실천해볼 수 있는 연습문제들과 현장에서 이러한 방법을 적용한 사례에 대한 생생한 소개를 덧붙여 글의 생동감을 높였다. 여기서 제안하는 방법들은 실제 교육현장에서 토론수업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하나의 매뉴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세종대화의 회의운영 방식_박현모실장(세종국가경영연구소)
박현모 교수가 세종대왕의 회의운영 방식을 설명한다. 세종치세의 비밀이 바로 세종대왕의 회의하는 방법에 있었다고 지적한다. 박 교수는 회의 과정에서 세종이 사용한 화법과 회의 기법들을 면밀히 검토, 분석하고, ‘파저강토벌 대논쟁’이라는 구체적 회의의 사례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신하들과의 거듭된 회의를 통해 정책 숙의를 실천한 세종대왕을 만날 수 있다. 세종의 회의운영의 묘는 어떻게 하면 회의를 보다 생산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혜안과 통찰을 제공한다고 보여진다

차례

화보

서문 소통을 낳는 대화, 대화를 낳는 문화를 위하여 _노성종 7

1부 소통문화의 지형

1. 합리적인 의사소통 _윤선구 17

2. 수사학의 전통과 의사소통의 규범 _이종오 41

3. 합리적 대화를 방해하는 심리적 요인들:

고정관념과 편견의 영향을 중심으로 _김혜숙 67

4. 존비어체계와 소통의 어려움 _최봉영 99

2부 소통문화의 지향

5. 갈등해결을 위한 대화의 과정과 진행자의 역할 _강영진 117

6. 화통 커뮤니케이션과 우리의 일상적 담화 _이영숙 155

7. 토의 토론 연습을 위한 방법들 _김은경 181

8. 세종대왕의 회의운영 방식 _박현모 21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