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너머-총서 4] 프리드리히 실러의 미적 교육론 - 윤선구 이경희 조경식 하선규 한진이 옮기고 씀
“인간은 오직 아름다움을 통해서만 진정한 자유로 갈 수 있다!”
실러는『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에 아름다움과 예술을 통한 이상사회 건설의 이념을 담고 있다. 인간의 내면을 변화시키지 않고는 어떠한 정치적 혁명도, 제도 개선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믿었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이 책이 필요한 까닭이다.
왜 지금 프리드리히 실러인가?
우리가 실러의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에 대해 공동 연구를 하기로 한 것은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과 관련이 있었다. 당시는 한국의 현안 문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 문제로,교육계뿐만 아니라 정계와 시민운동계 등 거의 모든 국민이 교육 문제의 해결에 매달려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이 그 본질인 인성 교육을 외면하고 거의 전적으로 사회적 신분 상승의 기회나 전문적 인력 양성만을 목표로 하는 한, 우리 사회에서 교육 문제는 해결될 가능성이 없어 보였고 이제는 우리도 교육철학을 논의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에 독일의 교육 제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실러의 교육철학을 우리 사회에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 ‘옮긴이 서문’에서
저자 소개 프리드리히 폰 실러(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 1759~1805)
괴테와 함께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는『군도』, 『빌헬름 텔』등을 쓴 훌륭한 극작가이자 「환희의 송가」를 쓴 시인이었다. 또한 그는 칸트 철학에 심취한 미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근대 미학의 핵심 문제인 취미와 비평, 상상력,미적 경험, 예술적 형식 등에 대한 당대의 이론적 성찰을 거시적, 정치철학적 관점에서 탁월하게 종합해내고 있다.
필자 역자 소개
윤선구 |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 대학에서 철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칸트 및 라이프니츠이며, 현재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경희 | 이화여대 교양교육원 교수
이화여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부르크 대학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실러의 문학과 미학이며, 현재 이화여대 교양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식 | 홍익대 강사
연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문예 이론과 18세기
독문학 등이며, 현재 전북대와 홍익대에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하선규 | 홍익대 예술학과 교수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18~19세기 미학사, 철학적 인간학, 매체미학이며, 현재 홍익대 예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진이 | 바람과 물 연구소 연구위원
이화여대 음악대학 기악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 교육학과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독일
쾰른 대학에서 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 전공 분야는 독일 고전 교육학이며, 현재 <바람과 물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차례
옮긴이 서문 5
실러의 생애 14
1부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 27
2부 미적 교육론의 이해 259
조경식 프리드리히 실러 『미적 교육론』의 논리 구조에 관하여260
하선규 살아 있는 ‘형태’와 예술적 ‘가상’의 구제-실러 미학 사상의 사상사적 의미와 그 현대적 의의를 위하여 304
한진이 실러와 훔볼트의 미적 교육-인간 교육을 위한 예술 세계의 의미 358
이경희 미적 인간과 미적 국가의 문학적 구현-실러의 드라마『빌헬름 텔』을 중심으로 420
윤선구 플라톤과의 비교를 통해 본 프리드리히 실러의 정치철학과 미적 교육론 454
1부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
두 번째 편지 ‘미의 연구에 대한 정당화’ 에서
“예술은 자유의 딸이고, 물질적인 필요가 아니라 정신의 필연성으로부터 규정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욕구가 지배하고 있으며, 타락한 인간성이 욕구라는 폭군의 멍에에 굴복하고 있습니다. 유용성은 사람들이 모든 힘과 재능을 바쳐야 할 가장 큰 우상입니다. 이런 형편없는 저울 위에서 예술의 정신적 공로는 전혀 무게가 나가지 않으며, 이제는 모든 활력을 잃은 채 이 시대의 소란스러운 시장에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편지 ‘현 시대의 특성으로서 인간성 분열’ 에서
“이렇게 시대정신이 도착(Verkehrtheit)과 조야함(Rohigkeit) 사이에서, 기괴함(Unnatur)과 단순한 자연(blosse Natur) 사이에서,미신(Superstition)과 도덕적인 불신(moralischer Unglaube) 사이에서 흔들리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여덟 번째 편지 ‘인간성 분열의 내적 원인’ 에서
“이성이 행하는 것은 법칙을 발견해서 제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법칙을 실행하는 것은 용감한 의지와 생생한 감정입니다. 진리가 힘들과 싸워서 승리하려면, 진리 스스로가 먼저 힘이 되어 현상의 영역에서 충동을 자신의 대리인으로 세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감각 세계에서는 충동이 유일한 동력이기 때문입니다.진리가 지금까지 승리하는 힘을 별로 증명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진리를 드러내지 못했던 오성의 책임이 아니라 진리를 외면했던 가슴의 책임이고 진리를 위해 행동하지 않았던 충동의 책임입니다.”
아홉 번째 편지 ‘인간성 분열의 문제 해결 방안으로서 아름다운 예술”에서
“그러므로 진리와 아름다움의 젊은 친구가 이 세기의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자신의 가슴 안에 있는 고상한 충동을 만족시켜야 하는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그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해줄 것입니다. 그대가 영향을 미치려는 세계에 선한 방향을 제시하라. 그러면 시간의 고요한 리듬이 그것을 발전시킬 것이다. 그대가 가르치면서 이 세계의 생각을 필연적인 것과 영원한 것으로 고양시키고, 그대가 행동하면서 혹은 형성하면서 필연적인 것과 영원한 것을 이 세계의 충동의 대상으로 변화시킨다면,그대는 세계에 선한 방향을 부여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망상과 자의의 건물이 무너질 것이다. (......) 그대 심성의 수줍은 고요함 속에서 승리하는 진리를 키우고, 진리를 그대 안에서 끌어내 아름다움 속에 세워라.”
열세 번째 편지 ‘두 충동의 상호작용”에서
“문화의 과제도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자유의 침해로부터 감성을 지키는 것이고, 둘째는 감각의 힘으로부터 인격성을 확실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이 두 과제를 달성하려면 전자의 경우에는 감정 능력의 교육이, 후자의 경우에는 이성 능력의 교육이 필요합니다.”
열다섯 번째 편지 ‘아름다움의 이성 개념”에서
“인간은 완전한 의미에서의 인간인 경우에만 유희하고, 인간은 유희하는 경우에만 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이 순간에는 아마도 역설적으로 보일지도 모를 이 명제를 우리가 의무와 운명이라는 이중의 진지함에 적용시켜볼 때, 그것은 비로소 위대하고 심오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약속하건대,이 명제가 미적인 예술의 전체 건물과 그보다 훨씬 더 어려운 삶의 예술의 전체 건물을 지탱하게 될 것입니다.”
열여덟 번째 편지 ‘미학의 미로와 미로에서의 탈출 방법”에서
“아름다움을 통해 감각적인 인간은 형식과 사유로 나아가고, 아름다움을 통해 정신적인 인간은 질료로 되돌아감으로써 감각 세계를 다시 얻게 됩니다.”
스물세 번째 편지 ‘반론에 대한 답변과 보충’에서
“인간은 물리적인 삶이라고 하는 무차별적인 영역에서 이미 도덕적인 삶을 살기 시작해야 합니다. 그는 수동성 안에서 이미 자발성을, 감각적인 제약 안에서 이성의 자유를 시작해야 합니다.그는 자신의 경향에 이미 의지의 법칙을 부과해야 합니다. 당신이 내게 다음과 같은 표현을 허용하신다면, 인간이 자유의 성스러운 땅에서 이 질료라는 두려운 적과 싸우지 않으려면, 질료에 대한 싸움을 그 질료의 영역 안으로
끌어들여서 유희해야 합니다. 인간이 숭고하게 의욕할 필요가 없으려면 보다 고귀하게 욕망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이것은 미적인 문화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스물다섯 번째 편지 ‘미적 상태의 인간 모습’에서
우리는 더 이상 감각적인 종속성으로부터 도덕적인 자유로 넘어가는 길을 찾는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름다움을 통해 도덕적인 자유는 감각적인 종속성과 완전하게 공존할 수 있고, 인간이 정신적 존재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질료에서 도망칠 필요가 없는 경우가 제시되었으니까요. <